'공산당선언'을 읽고...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본질을 해석하고 그에 따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 사회는 매우 복잡해서 분석이 쉽지 않고, 그것을 단순화해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엉뚱한 해석과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1800년 초중반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급변하시는 시기였다. 지금으로 비유하자면 2030년에 AI가 은행원, 보험사, 자동차 정비, 약사를 비롯한 대다수의 직업을 차지하고, 많은 이들이 직업을 잃었을 때 발생할 충격 이상의 충격이 가해진 수준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또한 태어나면서 신분이 정해지는 봉건형태가 붕괴되고 신흥세력들이 출몰해서 신분이 급격한 신분변화가 발생하던 시기이다.

조선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화폐경제가 발달하면서, 오직 신분에 의해서만 power가 결정되었던 이전과 달리 화페가 power를 좌우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지위와 특권을 악용하여 부정과 착취를 일삼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였다. 그 결과 power가 없는 존재들은 차별과 멸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런 멸시를 받던 이들 중 화폐를 통해 power가 생기기 시작한 집단인 의주상인, 평양상인은 불만을 표출할 힘이 생기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무리와 함께 power게임을 시도해보게 된다. 이런 것이 홍경래의 난(1811)이다. 또한 신분도 낮고, 화폐도 없어 힘이 없던 이들도 계속 피밥과 착취를 당하자 이에 분노하고 집단으로 들고 일어서게 된다. 진주민란(1862), 임술민란(1862) 등은 중간 관리층이 부정적으로 부를 축적하려고 농민을 착취하다가, 농민들이 한계점에 다다르자 일어난 민란이다.

유럽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조선보다 더욱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방적기, 방직기는 기존 가내수공업의 모직물 제작을 단번에 압도해버렸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은 밥벌이를 잃고 공장의 노동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고용주는 가능한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동자를 더욱 쥐어짜고, 노동자는 생계를 위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고 견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자 노동자들은 불만을 가진자들끼리 뭉치고 power를 만들고자 하였다. 고용주 입장을 대변하는 영국 정부에서는 급기야 단결금지법을 통해 작은 힘들이 뭉치지 못하게 법으로 막았다. 그러자 노동자들은 분노가 극에 다르고, 그들의 일자리를 뺏은 기계들을 파괴하면서 투쟁했다. 이것이 러다이트라(Luddite)고 불리는 기계파괴운동이다. 그리고 영국 시민들은 power의 핵심 요소가 정치로 보고 보통 선거에 입각한 의회 민주주의 요구하며 새로운 사회 발전 방향으로 나아간다.

프랑스의 경우 피지배계층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이는 프랑스 대혁명(1789)으로 이루어진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빵’은 그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당시 봉건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잘 대변해준다. 프랑스대혁명으로 봉건사회가 붕괴되고 공화정이 들어서게 된다. 봉건사회 붕괴로 피지배층은 장미빛 미래를 기대했겠지만, 현실은 일부 부르주아 층을 제외한 나머지 시민들은 큰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반짝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전쟁 및 1830년 전후의 흉작으로 식량부족, 물가 상승 등이 겹쳐져 피지배층의 삶은 더욱 고달파졌다. 여기에 샤를10세는 투표 결과를 부정하고 투표권자를 줄이려고 하자 민중들을 또 한번 지배세력에 대한 항쟁을 한다. 그 결과 프랑스 7월 혁명(1830)이 발생했다. 프랑스 7월 혁명은 들라크루아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산업자본가들과 노동자들이 내각 사임을 요구하면서 발생한 프랑스 2월혁명(1848)이 발생했다. 지속적인 혁명이 있지만, 피지배층은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안이 극도로 쌓여 있었다. 또한 혁명들의 문제 해결방식도 최상위 지배층의 변모이고 이 또한 한번에 해결되지 못하고 점진적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이었다. 이는 power의 중심은 정치 수뇌부에 있고, 이를 개선해야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기본 사상이 깔려 있지 않았는가 추측해본다.

이처럼 당시 노동계층은 생계가 어려웠고, 불만이 극단이 치닫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해서 3장에 나오듯이 많은 사회주의 사상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많은 사상 중에 오직 마르크스만 우리 뇌에 각인된 것처럼 당시 민중들 입장에서 마르크스는 다른 사상들에 비해 보다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첫번째, 트럼프나 이재명 시장처럼 자극적인 발언으로 당시 노동계층들의 가려움을 이전 사상들보다도 훨씬 속시원하게 긁어주었다.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사람들 마음속에 더 쉽게 스며들 수 밖에 없다.

두번째, 수 많은 혁명들이 있었지만, 기존의 주인공은 정치 수뇌부이고 노동계층들은 혁명 참여에도 불구하고 주체가 아닌 객체적 입장일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반면 마르크스 사상에서는 노동자가 주체, 즉 주인공이다. 엑스트라도 꿈꾸기 버거웠는데, 주인공이라니? 얼마나 감격적이고 빠져들 수 밖에 없었겠는가?

세번째, 복잡한 문제를 매우 간결하고 논리 정연하게 풀었다. 단순히 ‘계급’과 ‘자본’이라는 2가지 개념만으로 그동안의 복잡한 문제를 풀고, 게다가 미래의 가야할 방향까지 제시해준다. 그렇다고 그냥 입에 발린 소리나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논리적 근거가 탄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간결하고 논리성을 갖추니 이 어찌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있을까?

‘Power’의 쏠림 문제를 정치라고 판단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 수뇌부 선발을 민주주의 관점으로 민중에게 투표권을 주어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일반적인 시민혁명과 기존 사상들이었다.

반면에 마르크스는 ‘Power’의 근원을 자본과 계급에서 찾으려고 했다.

봉건사회에서는 태어나자 마자 신분을 물려 받듯이, 자본도 과거에 축적된 것을 물려받는다. 현재 시점의 노동이 아닌 과거의 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가 되어버린다.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서 추가 생산을 하면, 그 잉여가치는 자본가에게 돌아간다. 노동자는 그저 월급만 받을 뿐, 그 이상의 이윤은 결국 자본가의 몫이 된다. 마르크스의 이런 사상을 가장 잘 대변하는 모습은 요즘 시대 ‘갓물주’라는 단어라고 생각된다. 임금 노동자는 결국 그들끼리의 경쟁일 뿐, 부는 자본가에게도 쏠려간다. 자영업자가 일하는데 부는 오히려 놀고 있는 ‘갓물주’에게 돌아가는 구조. 만약 토지, 건물 들이 모든 이의 공동 소유였다면, 이런 구조들은 많이 완화될 수 밖에 없다.

노동이 어떤 의미 있는 행동이 아니라, 그저 임금에 대한 반대급부로 치부되는 자본주의 세태. 그리고 노동자는 ‘갓물주’와 흡사한 부르주아 계층의 부를 위해서 일하는 모순된 구조. 이런 구조적 차이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계급론’을 형성시킨다. 현시대에 부익부빈익빈으로 금수저는 금수저 대물림, 흑수저는 흑수저 대물림이라는 말은 마르크스적 관점의 계급론을 확산(?)시킨 결과 탄생한 용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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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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